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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평등, 그 잃어버린 사다리를 찾아서

최근 정치권과 일부 법조계 인사들 사이에서 사법고시 부활에 대한 목소리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은 지금, 그 대안으로 다시 ‘사법고시’를 꺼내 드는 배경에는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제도의 실패에 대한 실질적인 불만과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 로스쿨 제도는 다양성과 접근성을 명분으로 도입되었다. 법조인이 특정 엘리트층에 독점되지 않도록,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법조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현재 로스쿨 입학생 상당수는 상위권 대학 출신이며, 학비 부담과 긴 준비 기간 탓에 중산층 이하 계층의 진입 장벽은 오히려 더 높아졌다. ‘금수저 로스쿨’이라는 비판은 괜한 억측이 아니다. 또한 로스쿨 제도 아래에서도 사법시험 시절과 마..

오피니언 2025.08.11

“가을은 독서의 계절” – 마케팅이 만든 문화와 그 기원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다. 선선한 바람과 낙엽,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책을 읽는 모습은 많은 이에게 가을을 대표하는 풍경이다. 그러나 이 문구가 언제, 어떻게 처음 쓰였고, 왜 이토록 대중적인 인식으로 자리잡았는지 살펴보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숨어 있다.사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의 정확한 최초 사용 시점은 명확하지 않다. 다만 20세기 중후반 국내외 출판업계가 가을 시즌을 중심으로 독서 캠페인과 프로모션을 집중적으로 펼치면서 이 문구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신문과 잡지 광고, 서점 이벤트 등에서 ‘가을 독서’라는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사용되며 대중의 기억 속에 깊게 새겨졌다.이 배경에는 가을이 가진 계절적 특성과 감성이 큰 몫을 한다. 가을은 한 해..

오피니언 2025.08.06

블로그·워드프레스 부업, 정말 ‘누구나’ 가능한가?

"하루 1시간 투자로 월 100만 원", "노력 대비 최고의 부업", "글만 써도 자동 수익"블로그나 워드프레스를 활용한 부업을 검색하면 이 같은 문구가 넘쳐난다. 유튜브에는 수익 인증 캡처와 ‘꿀팁’을 내세운 영상이 줄을 잇고, 블로그에는 ‘망설이지 말고 시작하라’는 응원이 가득하다. 하지만 과연 이 모든 말이 현실일까?정답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블로그나 워드프레스 운영은 결코 가볍게 시작해서 쉽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수익형 블로그든 정보 제공용이든, 콘텐츠 제작은 본질적으로 노동집약적이다. 단순히 글을 쓰는 것을 넘어, 키워드를 분석하고, SEO를 고려하고, 방문자 흐름을 추적하며, 때로는 디자인과 서버 설정까지 신경 써야 한다. 하루 1~2시간 짬 내서 할 수 있는 ‘부업’이라기..

오피니언 2025.08.05

과정은 정당했는가, 결과는 정의로웠는가

전문직인가, 기득권인가 — 책임은 어디로 갔는가지식 뒤에 숨은 권력, 기득권의 민낯 전문직은 그 자체로 하나의 공공기관이다. 판사, 검사, 의사, 기자는 모두 사회적 신뢰를 자산 삼아 권위를 행사하는 직업이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사건들은 그 권위가 권력화되고, 책임은 뒤로 미뤄지는 현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서울서부지법 폭력시위 사건은 법원을 보호받지 못하는 공간으로 만들었고, 검찰의 정치적 눈치보기는 법 집행의 일관성을 허물었다. 의대 정원 확대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와 의료계의 극한 대립은 환자 신뢰를 희생양 삼았고, 언론의 자유는 과거 독재 시대를 연상케 하는 방식으로 제약받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이 느끼는 공통된 감정은 단 하나다: 불신이다. 무너지는 공정의 기둥법원이 폭력에 침묵하고..

오피니언 2025.08.04

의도적 편향성은 오류가 아니라 전략이다

오늘날 우리는 ‘중립’을 미덕으로 여긴다. 특히 언론, 교육, 정책 등 공공성이 강조되는 영역에서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태도를 이상적이라 간주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의도적 편향성은 그 자체로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적 도구가 되기도 한다. 모든 정보 생산자는 선택을 한다. 어떤 사실을 앞에 놓고, 어떤 맥락을 강조할 것인지. 이 과정에서 ‘의도’가 개입된다. 그 의도는 때로 가치 판단이며, 때로는 생존 본능이다. 기자는 ‘시민 중심’ 혹은 ‘국가 안보 중심’이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재구성한다. 정치인은 지지층을 향해 명확한 색을 드러내야 한다. 심지어 교사도 학생 앞에서 ‘옳다고 믿는 세계관’을 숨기지 않는다. 그렇다면 문제는 편향 자체가 아니다. 문제는 그 편향..

오피니언 2025.07.30

자원의 방향이 성패를 결정한다 – 소상공인과 프랜차이즈 모두에게 필요한 홍보 전략의 최적화

사업을 시작하는 누구에게나 자원은 제한적이다. 소상공인은 말할 것도 없고, 프랜차이즈 가맹점조차도 본사의 브랜드 파워를 등에 업었을 뿐, 지역 내에서의 홍보는 결국 각 점포의 몫이다. 이처럼 크고 작은 사업자 모두에게 공통된 과제는 바로 제한된 자원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다. 많은 이들이 여전히 마케팅을 ‘돈을 들이는 일’로 오해한다. 그러나 시대는 바뀌었다. 이제는 자원의 양이 아니라, 방향과 전략이 성패를 가르는 요소가 되고 있다. 소상공인은 대개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광고할 여유가 없다’는 말을 쉽게 내뱉지만, 실상 중요한 것은 그 자원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다. 명확한 타깃 설정, 적절한 채널 선택, 고객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만으로도 얼마든지 효과를 낼 수 있는 ..

오피니언 2025.07.29

책임 없는 복귀는 특혜다…의대생 사태, 국민 신뢰가 우선이다

2025년 한국 사회는 전례 없는 의료 공백을 겪었다. 의대생과 전공의 수천 명이 자발적으로 교육과 수련을 거부했고, 환자들은 진료 거부라는 현실에 직면했다. 그들이 떠났을 땐 아무 말 없이 떠났고, 돌아올 땐 조건 없이 돌아오려 한다. 이제 국민은 묻고 있다. "책임은 없는가?" 국회 국민청원 동의자 수가 7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국민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강한 경고다. 의사가 되겠다는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첫 자질은 ‘전문성’이 아니라 ‘책임감’이다. 스스로 제적과 유급을 감수한 선택이었음에도 복귀가 자동적으로 허용된다면, 국민 누구도 이들을 신뢰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정부와 대학은 의료 인력의 공백을 이유로 조속한 복귀를 유도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것이 책임 회피와..

오피니언 2025.07.28

하이든 오라토리오 <천지창조>, 창조의 감동을 노래하다

대전오라토리오 합창단과 우니꼬 합창단의 특별 협연 오는 2025년 7월 29일 화요일, 대전오라토리오 합창단이 창단 10주년을 맞아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 무대에서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대작 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청년 성악가들로 구성된 우니꼬 합창단과의 협연으로 더욱 풍성하고 생동감 넘치는 무대를 예고하고 있다. 하이든의 는 헨델의 , 멘델스존의 와 함께 3대 오라토리오로 손꼽히는 걸작이다. 총 3부, 약 1시간 40분에 달하는 대작으로, 구약성서의 창세기를 바탕으로 빛과 어둠의 분리부터 에덴동산의 평화에 이르기까지 천지 창조의 장엄한 과정을 음악으로 생생하게 그려낸다. 1부는 궁창, 산, 강, 해와 달, 별의 창조를 다루며, 2부에서는 동물과 인간의 탄생을 묘사한다. 마지막 3부에서는 에덴동산에..

문화 2025.07.24

독서대전 개최 앞둔 김포, 전자책 이용 불편 ‘심각’

행사 준비도 중요하지만, ‘실질적 독서 편의’가 우선 2025년 대한민국 독서대전 개최 도시인 김포시가 전자책 이용 환경 개선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김포시 전자도서관은 교보문고, 북큐브, 예스24 등 여러 전자책 플랫폼과 계약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각각 별도의 앱 설치와 로그인 과정을 거쳐야 해 이용자들의 불편이 크다. 도서관 내 전자책 검색도 통합되어 있지 않아 이용자들은 여러 앱을 번갈아 가며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일부 이용자는 번거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아예 앱 사용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반면, 인접한 파주시 전자도서관은 주요 플랫폼 콘텐츠를 한 곳에서 통합 검색할 수 있어 시민들이 훨씬 편리하게 전자책을 이용한다. 미국 ‘Libby’와 영국 ‘Bo..

오피니언 2025.07.24

전기차 확대, 정말 친환경적인가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은 전기차 전환이다.” 정부와 기업이 외치는 이 문구는 이제 너무 익숙하다. 도로 위엔 테슬라와 아이오닉이 빠르게 늘고, 정부는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시점을 앞당기고 있다. 그러나 이 전환이 과연 진짜로 환경을 지키고 있는가에 대해 묻는 목소리는 여전히 작다. 전기차는 주행 중에는 분명 ‘무공해 차량’이다. 배기 가스도 없고 소음도 적다. 하지만 우리는 이 차량이 만들어지는 과정, 그리고 버려지는 과정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전기차의 가장 핵심 부품은 배터리다. 그리고 이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리튬, 코발트, 니켈이 필요하다. 이들 광물은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채굴되며,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파괴는 물론 아동 노동과 같은 윤리적 문제도 끊이지 않고 있다. ..

오피니언 2025.07.23

[요약] 시민이 만드는 규제개혁, 2025 김포시 아이디어 공모전

김포시는 시민이 체감하는 불합리한 규제를 발굴하고 개선하기 위해 ‘2025 민생불편 규제혁신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 공모 기간: 2025년 7월 21일(월)부터 8월 20일(수)까지 (30일간)참가 대상: 규제 개선에 관심 있는 누구나 (시민, 직장인, 학생 등)공모 주제: 일상생활 및 경제활동 속에서 직접 경험한 불합리한 규제에 대한 개선 아이디어공모 분야:민생·복지: 교육, 주거, 교통, 환경 등경제·산업: 창업, 일자리,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 등기타 생활규제※ 조세·수수료·과태료·보조금 등 행정규제와 무관한 내용, 단순 민원·진정 등은 제외응모 방법: 제안서를 아래 방법 중 하나로 제출국민생각함: https://www.epeople.go.kr/idea/gimpo이메일 제출네이버폼: https:..

지역 2025.07.22

의대생 복귀 결정, 공정이라는 두 글자는 어디에 있는가

의과대학 학생 수 증원 정책에 반대하며 대규모로 수업을 거부하고, 국가고시 응시를 포기했던 의대생들이 사실상 아무런 불이익 없이 다시 복귀하게 되었다. 정부와 의료계는 이를 “국민 건강권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 설명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되묻는다. “이기적 선택에 면죄부를 주는 게 과연 공정한가?” 이 사안은 단순히 의대생 복귀 여부를 넘어서, 사회적 정의와 책임의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당시 의대생들의 집단 행동은 단순한 의견 표현을 넘어, 국가 정책에 반대하며 자격시험 응시 자체를 거부한 행위였다. 그리고 그 결과, 응시 포기는 본인의 선택이었다.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모든 선택은 책임을 동반해야 한다. 수능을 망친 수험생, 고시에서 한 문제 차이로 떨어진 청년들은 그 결과를 고스란..

오피니언 2025.07.21

여가부, 누구를 위한 부처인가?

예산은 퍼주고 정책은 후퇴… 여가부의 불신 자초 여성가족부가 국민 전체를 위한 보편적 정책보다 여성계 일부의 이해관계에 치우친 지원 사업이 반복되면서, 여가부의 실효성과 정책 신뢰도에 대한 우려가 커져 왔다. 문제는 예산 집행 과정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여가부는 매년 수백억 원 규모의 예산을 ‘성평등 확산’, ‘여성 역량 강화’ 명목으로 편성하지만, 실제 사업 다수가 특정 단체에만 집중되며 실질적 효과는 미비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대표적으로 청년 성평등 감수성을 키운다는 명목의 ‘버터나이프크루’ 사업은 수년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지만, 참가자와 국민의 체감 효과는 낮았다. 일각에서는 “결국은 여성단체 활동가 양성 및 예산 지원을 위한 명분 사업에 불과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함께 여가부가 외부 ..

오피니언 2025.07.18

1인 언론, 작지만 꺼져선 안 될 불빛

혼자서 신문을 만들고, 혼자서 취재하고, 혼자서 유지를 고민한다. 전국 곳곳에서 활동 중인 1인 인터넷 언론인의 이야기다. 이들은 대형 언론이 다루지 않는 지역 현안과 민원, 일상의 갈등을 기록하며 공공의 역할을 다해왔다.그러나 현실은 냉정하다. 수익은 불안정하고, 지원은 부족하다. 플랫폼 알고리즘은 대형 언론 위주로 작동하고, 정부 지원도 대부분 일정 규모 이상의 언론사에만 집중돼 있다. 지역 기반의 1인 미디어가 콘텐츠 수를 채워도, 포털에 뉴스가 노출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렵다.그렇다고 이들을 단순히 ‘열정형 자영업자’로 볼 수 있을까. 이들은 독립된 시선으로 지역사회 문제를 제기하고, 때로는 시민의 마지막 대변인이 되기도 한다.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언론인이다. 하지만 지금 시스템은 그 가치를..

오피니언 2025.07.17

언론에 해학과 풍자가 넘쳐 나길

진실을 말하는 또 하나의 방식, 웃음 속의 비판대한민국의 언론은 오랫동안 진실 보도와 공정성을 향한 노력을 이어왔다. 그러나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무겁고 날 선 목소리만으로는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려워졌다. 지금 언론에 필요한 것은 ‘해학(諧謔)’과 ‘풍자(諷刺)’다. 날카로운 비판을 유쾌하게, 때론 우스꽝스럽게 전달하는 힘. 웃음 속에 진실을 숨겨 전하는 지혜다.해학과 풍자는 오랜 세월 동안 권력을 비판하고, 사회 모순을 드러내는 유효한 언어였다. 조선 시대의 봉산탈춤이 양반의 위선을 풍자했다면, 오늘날의 시사코미디와 인터넷 패러디는 정치와 사회를 재치 있게 비튼다. 미국의 존 스튜어트, 트레버 노아, 한국의 SNL 코리아 같은 프로그램들이 보여준 것처럼, 해학과 풍자는 젊은 세대에게 뉴스 이상..

오피니언 2025.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