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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중립’을 미덕으로 여긴다. 특히 언론, 교육, 정책 등 공공성이 강조되는 영역에서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태도를 이상적이라 간주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의도적 편향성은 그 자체로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적 도구가 되기도 한다.
모든 정보 생산자는 선택을 한다. 어떤 사실을 앞에 놓고, 어떤 맥락을 강조할 것인지. 이 과정에서 ‘의도’가 개입된다. 그 의도는 때로 가치 판단이며, 때로는 생존 본능이다. 기자는 ‘시민 중심’ 혹은 ‘국가 안보 중심’이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재구성한다. 정치인은 지지층을 향해 명확한 색을 드러내야 한다. 심지어 교사도 학생 앞에서 ‘옳다고 믿는 세계관’을 숨기지 않는다.
그렇다면 문제는 편향 자체가 아니다. 문제는 그 편향이 은폐될 때, 절대화될 때, 혹은 조정되지 않을 때 생긴다. 의도적 편향은 오히려 ‘나는 이런 입장에서 본다’는 정직한 자기 고백일 수 있다. 이는 토론과 비판의 출발점이 된다. 애매한 중립을 가장하는 것보다 훨씬 건강하다.
중요한 건, 이 편향들이 사회 전체 속에서 교차하고 조정되는 구조다. 서로 다른 렌즈가 존재하는 사회는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동시에 더 풍부한 시야를 제공한다. 다양성을 보장하는 편향은 견제와 균형을 가능하게 만든다.
의도적 편향성은 위험할 수도 있지만, 불가피한 것이다. 따라서 억제하거나 부정할 것이 아니라, 드러내고, 인식하고, 조율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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